이른바 '고발 사주' 의혹을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국민의힘 김웅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12시간 동안 조사했습니다.
김 의원은 녹취록에 대해 '악마의 편집'이 있었다고 주장하면서, 고발장을 보낸 사람이 누군지 등 결정적인 질문에는 모르쇠로 일관했습니다.
한동오 기자입니다.
[기자]
김웅 의원이 공수처 조사를 마치고 청사를 빠져나옵니다.
직권남용과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 지 12시간 만입니다.
고발 사주를 실체 없는 의혹이라고 규정한 김 의원은 이날 조사에서 녹취록을 다 보고 '악마의 편집'이라며 날을 세웠습니다.
[김웅 / 국민의힘 의원 (어젯밤) : (녹취록을) 전체적으로 다 보고 나서 상당히 악마의 편집이 좀 있었구나라는 느낌이 좀 들었었고….]
녹취록을 봤지만 고발장을 보내드린다는 '저희'에 대해선 여전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습니다.
[김웅 의원 / 지난해 4월 3일 조성은 통화 : 고발장 초안을 저희가 만들어서 보내드릴게요.]
[김웅 / 국민의힘 의원 (어젯밤) : 저희라는 것은 제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지금 저도 정확히 기억을 못 해요. 추정이죠.]
검찰이 보낸 제보는 없었는지에 대한 질문엔 제보자 신원을 목숨처럼 지켜야 한다며 모호한 말로 즉답을 피했습니다.
[김웅 / 국민의힘 의원 (어젯밤) : (검찰 관계자가 보냈던 제보는 없었던 걸까요?) 그거는 제가 정확하게 말씀드리기 어려워요. 저한테 제보를 해주시는 분은 제 목숨처럼 그분들의 신원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을 하거든요.]
공수처는 이날 조사에서 '김웅-조성은' 통화 녹취록과 텔레그램 메시지 '손준성 보냄'을 근거로 고발장 전달 과정과 검찰 개입 여부를 집중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.
특히, 공수처는 김 의원이 녹취록에서 고발장 작성 주체로 언급한 '저희'를 검찰로 의심하고 있습니다.
공수처 관계자는 제기된 여러 의혹의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하는 만큼 손준성 검사와 김웅 의원 모두 재소환해 조사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.
특히, 핵심 피의자인 손 검사와 김 의원의 진술 내용에 모순이 있다면 두 사람을 동시에 불러 대질 조사를 벌일 가능성도 있습니다.
공수처는 두 사람의 진술 내용을 분석한 뒤 구속영장 청구 등 신병 처리 방향을 결론 낼 전망입니다.
YTN 한동오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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